[멤버인터뷰] Disney의 Toy Designer 박소현님

이번달에는 한국 대학 졸업 후 미국에 건너와 Toy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고 계신 박소현님의 커리어 스토리를 들어봅니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콘 (PKWON) 여러분. 저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영광입니다. 

디즈니에서 Sr. Product Development Manager로 일하고 있는 박소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Disney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에서 14년 째 Licensed Product Development 와 디즈니에서 직접 생산하는 Disney Toy Products을 기획, 개발, 디자인,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Toy Award 트로피를 선보이는 박소현님
Q. 디즈니의 상품기획 개발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우선 “Disney의 상품”이란,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나 캐릭터들을 이용해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유형, 무형의 모든 상품들을 다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한국에서는요즘 Goods (굿즈)라는 표현을 많이 쓰죠.

쉽게 말해서 우리가 잘 아는 미키마우스를 통해, 디즈니는 캐릭터 티셔츠, 악세서리, 스낵, 책, 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출시, 판매합니다. 그 중에 저는 Toy 분야에 Specialize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 들어가서는, Disney Junior/Channel 와 Disney Legacy content를 바탕으로 하는 Infant, Toddler, and Preschool 완구 카테고리와 Tweens and Collectible Fashion Dolls까지 다양한 완구 개발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장난감 상품기획 개발자가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 만들기를 늘 좋아 했지만 부모님이 바라시던 전공이 아니였어서 고등학교는 이과로 진학했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10개월 동안 미술입시를 준비해서 이화여자대학 서양화과에 입학하였습니다.

대학생활은 즐거웠으나 예술인의 현실적인 삶은 평범한 저에게는 많은 물음표를 주었습니다. 그 후 뉴욕에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고, 디자인 학교 입학을 준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학생들이 전공하는 디자인 분야 보다 좀 구체적이고 유니크한 디자인 전공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FIT)에 Toy Design 알게되어 학과장님을 찾아 갔어요.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도 아주 “Rare” 하며 졸업과 동시에 모든 졸업생이 취업을 한다는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제 현실적인 계획과 잘 맞아떨어져 Toy Design을 전공 하게 되었습니다.

FIT의 Toy Design 전공 소개 영상
Q. 장난감 상품기획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한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이었습니다. 과 친구들에 비해 나이가 8 ~ 9살 많은 만학도이나 보니 자연스럽게 현업에 종사하시는 선생님들과 허물없이 지낸 게 좋은 인맥이 되었습니다. 

졸업 후 SDI Technologies 산하, Kids Design이라는 회사에서 Toy Career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회사는 ipod Speaker인 iHome을 만들어 급성장을 하는 상황이어서 전자제품 Industry Designer로서도 배울 점들이 많았지만, 토이분야의 큰 물에서 놀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습니다. 

이후 회사를 대표하여 Toy 분야 행사에 참가중이신 박소현님

첫 직장생활 중 제가 졸업한 학과에서 주최하는 Fundraising Event에 대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맨하탄에 한 Bar에서 열리는 이 이벤트어 Toy Industry에 있는 많은 졸업생들이 모인다기에 꼭 참석했죠. 그날 밤, 늘 저에게 “Toy Designer는 서부에 가야한다!” 말씀하셨던 선생님 중 한 분이 저에게 선배들을 소개 해 주셨어요. 당시 디즈니 토이팀 디렉터로 계셨던 분도 계셨는데, 후배라면서 저에게 많은 술을 사주셨고 결국 둘다 취해버렸어요. 전 원래 술을 취할 때까지 마시지 않습니다만, 덕분에 그 날 그 디렉터 분께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간신히 머리를 맞대고 서 있었으니 어떻게 잊겠어요.

2주 후, 그 부서에 잡 포스팅이 났길래 조심스럽게 명함에 있던 메일로 연락을 드렸더니 제 포트폴리오를 직접 담당자에게 주셨어요. 그 이후는 취업까지~ 그대로 성공! “술자리 인연이 저를 디즈니에 상륙시켰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Q. 현재 회사에서 일하며 느끼는 장단점은?

전 제가 하는 일이 좋습니다. 밤을 새서 일해도 즐길 수 있고, 동료들이 피곤하게 하는 거 빼 놓고 한 번도 제 일에 대해 타성에 젖어 본 적이 없어요. 아침마다 파사데나에서 글렌데일로 가는 출근길은 저에게 항상 Exciting한 Routine 이었어요. 그 시간이 다시 빨리 오길!! 

하지만, 요즘 커리어 트렌드와는 많이 맞지 않는 14년 근속이란 의미는 많은 것들을 포함합니다.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화했죠. 이미 아이를 다 키우고 결혼까지 시킨 동료가 있는가하면, 손자손녀를 본 동료도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의 도움으로 일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디즈니 광팬인 동료들과 일하다보니 자신들의 어린시절의 경험이 일 할 때 지식이 되기도 하는 걸 자주 봅니다. 저는 30대 초중반 즈음에 디즈니에 왔으니 미국 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가끔은 그들이 부럽지만, 다양성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란 걸 늘 강조하는 직장문화가 있기에 다른 문화권에서 온 저도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더믹을 직격탄으로 제대로 맞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 유동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고 Disney+라는 새로운 비지니스 플랫폼은 개개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올 거 같습니다. 

Q. 장난감 상품기획 개발자의 일상 업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싶습니다.

상품 개발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라이센스 파트너 즉, 메이저 토이회사들과 같이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내 자체 생산(Own and Operated)을 통해 시장에 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입니다. 라이센스 파트너들과 같이 일할 경우 제품디자인기획자의 역할은 그들이 좋은 제품, 스토리텔링, 브랜딩, 패키징 그리고 캐릭터를 적절히 잘 적용하도록 리드하고 관리하는 조력자의 역할 입니다. 자체 생산의 경우, Disney Parks, Resorts, Disney Stores and Ecommerce 판매를 위해 직접 생산을 하는 제품이라면 기존의 Manufacturing Process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더불어 제 업무 중 다른 팀과 다른 특이한 점은, 디즈니 TV series의 경우 제작 초기단계부터 저희 팀 제품기획자들도 긴밀하게 관여한다는 점 입니다. (Disney Studio에서 만드는Animation content는 제외). 이를 “Show to Shelf” 개발이라 합니다. 토이로 만들어질 제품을 사전기획 즉, characters, themes, costumes, probs, se t등 디자인적 측면에서 역으로 콘텐츠에 영향을 미침으로서 제품을 생산하기에 우수한 콘텐츠개발을 유도합니다.

Q. 일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 토이 디자인 프로젝트를 하던 중 늦게까지 기차토이컨셉을 제작 중이였는데, 그날 밤 꿈에 살아있는 캐릭터로 나와 왜 이 디자인이 맘에 안드는지 알려주더라고요. 깨보니 이른 6시였는데 잊어 버릴까봐 오피스로 돌아가 디자인을 다시 그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디자인은 상품이 되었습니다. 

꿈 속에 나타나 준 바로 그 장난감 기차!
Q.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1년에 Disney Junior TV Channel에서, Doc McStuffins라는 새로운 어린이 쇼가 런칭했고 토이라이센스를 찾았으나 흑인아이가 주인공인 어린이쇼라 그랬는지두들 푸대접을 하더군요! 당시 동료들도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을 때 저에게 이 프로젝트 기회가 왔어요. 이름도 없었던 신생 파트너 완구사와 함께였지만 열심히 제품개발을 한 결과, 상품이 런칭하자 마자 폭발적인 인기로 각종 미디어에서 Hot Holiday toys로 선정되었어요. 

Disney Junior TV 채널의 Doc McStuffin 쇼의 한 장면

이 제품에 대해 아직도 한 앵커가 한 말이 생각나요! “If you see any Doc McStuffins toys at any stores, please go get them now!” Time Magazine에 “Disney’s Perfect Answer to Barbie Is Doc McStuffins” 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센세이션 했어요. 

그 뒤로 저에게서 이 비지니스를 뺏으려는 동료들이 늘어나고, 저도 안 뺏기려 디렉터에 대들고 난리도 아니였죠. 당시Show Developer 들이 오픈마인드였어요. 제가 아이디어가 많다고 하니까 제 디자인을 쇼에 넣기 시작하면서 “Show to Shelf” 개발시스템이 구축되었습니다. 그 덕에 전 제품개발자인지 콘텐츠 개발자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만. (웃음) Toy Industry의 오스카라 불리는, Toy of the Year Awards (TOTY)가 매해 2월에 뉴욕에서 개최되는데 제가 디자인하고 협업을 한 제품 6개가 다수의 상을 수상했죠. 제가 좋은 토이디자이너로 성장했구나 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은 Work From Home 하다보니, 온라인에 제가 일한 제품에 대해 좋은 리뷰를 읽을 때일 거 같아요. 가끔 친구, 동료들의 아이들에게 최애의 장난감이 되어 감사함을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어 보내주었을 때가 일 거 같아요. 너무 소박한가요?

Q. 토이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꼭 Toy Design 을 전공하지 않아도 되는 거 같아요. Art major 이신 분들은 다 가능합니다. 다양한 art background 가지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물론Passion이 제일 중요한 관건입니다. 

우리 끼리 “Toy Industry is so small! There is nowhere to go!” 많이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에 비해 이직에  한계가 있어요. 이 일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는 Industry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상품기획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Toy 말고도 다양한 분야 경험을 하고 싶어요. 사실 오래 한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게을러지고 매너리즘도 생기지 않나 해서요. 그래도 요즘은 주니어 디자이너들과 제 지식을 나눌 수 있어 즐겁고 보람됩니다. 

Q. 현재 개인적인 관심사와 목표는?

요즘은 환경적인 측면과 건강하게 사는 법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Sewing Machine을 꺼내 있던 옷들을 Upcycle 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어떻게 하면 새로 사지 않고 집에 있는 걸로 Recycle 할 수 있을 지 연구하고 만들어 봅니다. 8월즈음에 LA River 바로 옆으로 이사 갈 계획입니다. 건강을 위해 자전거타기를 취미로 해 볼까 합니다.  

백세시대라 하잖아요. 저보다 선배이신 분들도 다음 커리어가 무언지 고민들 하신다고 들었어요. 아마도 우리는 70세 넘어서도 일터에 계시는 분들이 많아 질 걸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한 번 정도 커리어를 바꾸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해요. 미래를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그러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것에서 뒤쳐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Q. 선배 한인 여성으로서, 미국에서 일하는 직장인으로서의 조언 부탁드려요.

예전의 제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는 부분을 적어봅니다.  

  • Language Barrier 주눅들지 마라! 극복하고 하루하루 영어 공부를 하라.
  •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똑똑하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 Presentation and communication skill 을 키울 것! 말만 번지르한 사람보다 더 강하게 어필 할 것.
  • 승진을 요구하는 것을 주저하지 마라. 
  • 회사에 자기편을 만들라.   
  • (일이 너무 많을 경우) 주는대로 모두 받지 말고 때론 Push Back 하라  

어머니께서 미국에 저를 보낼 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언어 문화가 달라도 웃는 얼굴에 침 못 뺏는다. 소현아 항상 웃어라! 그러면 네 주변에 사람이 모일 것이다! 잊지 마라. 사람이 재산이다!” 

Q. 마지막으로 전할 말씀은?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프콘에 재능기부도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소현님의 계속되는 멋진 활동, PKWON이 응원합니다!

PKWON Member Interview 에 응해주신 박소현 님 감사합니다. PKWON은 COVID-19 팬더믹 기간 동안 특집으로 매달 회원 인터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인 프로페셔널 여성으로서 멋지게 활약하시는 회원님들의 소식을 통해 어려운 시기지만 격려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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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멤버인터뷰] Disney의 Toy Designer 박소현님

  1. 정말 너무너무 멋지세요! 글에서 14년 동안 소현님께서 축적해오신 내공과 단단한 자신감이 묻어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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